원주문화재단

“한국 가요사와 불후의 명곡들”

음악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며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두루 살펴온 나다 인문음악회가 유월에는 한국 가요사를 돌아보며 한 시대를 풍미한 불후의 명곡들을 만나려 합니다. 대중가요라 하여 그리 만만히 볼 일은 아닐 겁니다. 한국 가요사는 단순한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역사가 아니라 20세기 우리 민족의 삶과 애환이 담긴 노래들을 시대의 흐름과 함께 짚어보는 한국 근현대 문화사이기도 할 테니까요.

일제강점기와 해방, 한국전쟁과 분단, 4·19혁명과 5·16쿠데타, 유신독재와 민주화운동 등을 겪으며 지나간 시간 동안 민중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수많은 대중가요들은 시대의 격랑을 함께하며 우리의 삶 깊숙한 곳에서 기쁨과 슬픔, 희망과 절망을 노래해 왔습니다.

일제강점기에 망국의 한을 노래한 이애리수의 <황성 옛터>, 연인과 함께 현해탄에 몸을 던졌던 신여성 윤심덕의 <사의 찬미>,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과 상처를 애달픈 곡조로 달래준 이난영의 <목포의 눈물>, 1·4후퇴 때 가족을 두고 월남한 이들의 피난살이 설움을 노래한 현인의 <굳세어라 금순아>, 전쟁이 끝난 뒤 부산을 떠나는 피난민들의 심경을 그린 남인수의 <이별의 부산 정거장>, 60년대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<동백 아가씨>, 한국 모던포크의 태동기에 한대수가 부른 <행복의 나라로>, 월남파병 이후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김추자의 <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>, 군사정권에 맞서 저항 정신을 노래했던 김민기의 <아침이슬>, 통기타와 청바지 시대에 주옥같은 포크송들을 남긴 이장희, 송창식, 윤형주,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과 함께 등장한 산울림, 80년대의 가왕 조용필과 발라드 시대, 전설이 된 90년대의 음유시인 김광석...

이들의 노래는 어쩌면 우리 민족이 살아온 역사와 시대의 증언과도 같다고 하겠습니다.

자 이제 대중가요라는 기차를 타고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구석구석을 거꾸로 달려보는 독특한 시간여행을 떠나보기로 합시다. 한국 가요사를 통틀어서 최고의 명곡들을 동영상과 함께 감상하면서요. 그때 그 시절을 아스라이 되돌려 보는 흑백영화 같은 감동이 여기 나다에서 원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답니다.

라이브 노래 선물도 물론 준비했지요. 치과의사이자 화가이며 싱어송라이터이신 박선재 원장님이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랫말이 아름다운 몇 곡들로 우리 귀를 말갛게 씻어주실 테고요. 음악회가 끝나면 맥주 한 잔 마시며 싱어롱 타임도 가질 거예요. 기타와 함께 저마다의 추억수첩 속에 있는 노래들을 목이 터져라 부르며 가끔은 체증을 뚫어주기도 해야지요.

 ‣ 제14회 나다 인문음악회 해설자, 조희창

서강대학교에서 철학과 비교종교학을 공부했으며, Sony Music 클래식 담당, KBS 1FM 작가와 1TV의 대표작가, 월간 객석 기자, 그라모폰 코리아 창간 편집장 등을 지냈다. 윤이상평화재단의 기획실장으로 있으면서 <금강산 윤이상 음악회> <어려운 음악회> <현대예술 거장 3인전> 등 각종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바 있다. 이화여자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과 금호아트홀 등 각종 갤러리에서 특강을 맡았으며, 세종문화회관, 예술의 전당, 고양 아람누리, 강동 아트센터에서 고정 강의를 하고 있다. 저서로는 음악사의 위대한 연주자들을 다룬 <전설 속의 거장- 황금가지>, 본격적인 클래식 음악 감상을 위한 <클래식 네비게이터- 음악세계사> 등이 있다.